Q. 과학자가 되느냐 재판관이 되느냐 그 갈림길은 고등학교 1학년
때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문과 이과를 나누는 것은 고등학교 시
절인데 이때 적성도 중요한 요소겠지만 색맹인 사람은 이과로
갈 수 없게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습니다. 다시말해서 아무리
과학자나 의사가 되고 싶어도 색맹이면 공부조차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죠.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색맹에 대해 과학적으로 최초 연구
한 사람이 바로 색맹인 영국인 과학자 돌턴(John Dalton,
1766~1844)입니다. 원자를 처음 발견한 물리학자이자 화학자인
돌턴은 자신의 친형과 함께 붉은 색과 녹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적녹색맹이었습니다.
소년시절, 친구들과 군대의 행진을 구경하다가 한 친구가 빨간
색 군복이 너무 멋지다고 말하자 자기는 풀색으로 보인다고 하
여 친구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죠. 이때 처음 색의 이상을 느꼈습
니다. 그 후 그는 여러번 색맹으로 인해 난처한 일을 겪기도 했
습니다.
드디어 그의 탐구정신이 발동하여 색맹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
다. 돌턴은 자신이 색맹이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은 1794년 10
월 "색각(色覺)에 관련된 놀라운 사실"이라는 책을 발표, 색각
이상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인 연구를 했는데, 이 연구가 당시
사고체계보다 너무 선진적이어서 당시 학계에서는 인정을 하지
않는 분위기 였습니다. 돌턴의 사후 오히려 그의 체계적인 연구
가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인정되어 훗날 적녹색맹 또는 선천성 색
맹을 가르켜 전문용어로 "돌터니즘(Daltonism)"이라고 부를 정
도가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