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블랙홀은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이라는 면으로 둘러싸
여 있습니다. 여기서 지평선이란 물체가 보이다가 마침내 안 보
이게 되는 곳을 말하는 것이지요.
쌍둥이 형제가 있고, 그 중 형이 동생이 바라보는 가운데 블랙
홀을 향하여 자유낙하를 시도한다고 합시다. 형은 자기의 맥박
으로 시간을 재면서 아무런 시간 간격의 변화를 느끼지 않은
채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면 사건의 지평선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러나 밖에서 바라보는 동생의 입장에서는 형이 블랙홀에 접근
하면 접근할수록 점점 낙하속도가 늦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되
고, 마침내 사건의 지평선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멈춘 듯이 보입
니다. 즉 동생은 일생 동안 기다려도 형이 블랙홀 표면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결코 볼 수 없습니다. 만일 형의 모습이 보인
다면 동생이 늙어서 죽을 때가 되어도 형은 젊게 보일 것입니
다. 동생의 입장에서 보면 블랙홀 사건의 지평선에서 형의 시간
이 정지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회전하지 않는 블랙홀을 슈바르츠실트(Schwarzschild) 블랙홀이
라고 하는데 그 구조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중앙에는 특이점이
라고 불리는, 밀도가 무한대인 점이 있고, 다른 곳에서는 물질
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서 들
어온 물질은 결국 중앙의 특이점으로 끌려 들어가기 때문입니
다. 특이점에서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떠한 물리학 법칙
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회전하는 블랙홀은 커(Kerr) 블랙홀이라고 합니다. 슈바르츠실
트 블랙홀의 경우는 사건의 지평선이 하나밖에 없지만 커 블랙
홀의 경우는 안쪽에 하나, 바깥쪽에 하나, 두 개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안쪽 사건의 지평선은 외부 세계와 아무런 관계
가 없으므로 커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을 말할 때는 특별한 경
우가 아니면 바깥쪽 사건의 지평선을 말합니다. 또한 특이점 모
양도 고리 모양입니다.
너무 어려웠나요?
한국 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