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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짜리 투명테이프가 10만원!
조회 1,788 2009.06.24 신고

초고가 소모품 가득한 우주 실험실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는 다음 달 30일 한국 첫 위성발사체 나로호에 실려 우주로 올라갈 예정인 과학기술위성 2호가 있다. 이 위성은 표면에 투명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표면으로 노출된 전기회로를 가지런히 정리하기 위한 것이다.
위성제작에 참여한 KAIST 인공위성센터의 차원호 연구원은 “일반 투명테이프와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하나에 10만 원 정도 하는 특수 테이프”라며 “우주의 강한 햇빛에도 끄떡없이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겉보기엔 1000원짜리 투명테이프와 다를 것이 없는데 10만 원이라니. ‘캡톤’이라는 이름의 이 테이프는 미국 화학회사 듀폰이 개발한 특수필름으로 인공위성이나 로켓을 만드는 데 널리 쓰인다. 영하 273도에서 영상 400도까지 급격한 온도변화에 잘 견디기 때문이다.

 



사진


시장이나 문구점에서 몇백, 몇천 원이면 살 수 있어 보이는 물건이 대학이나 정부출연 연구소의 우주실험 연구실에서는 몇십, 몇백 배 비싼 것일 때가 많다. 겉모양은 똑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특수 제품이다.

우주실험실에 가보면 선물을 포장할 때 쓰이는 금박비닐 비슷한 물건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제품의 가격은 1m²당 200만 원이나 한다. 엠엘아이(MLI)라는 이름의 이 포장지는 인공위성의 내열재로 쓰인다. 햇빛을 막기 위해 커다란 인공위성을 하나 둘러싸려면 몇천만 원이 우습게 날아간다. 표면은 금빛이지만 내부는 알루미늄을 코팅한 폴리에스테르 필름과 다크론넷이란 섬유질 층을 10겹에서 20겹 정도 덧대어 만든다.

더 비싼 것도 있다. 인공위성 표면에 다는 거울이다. 에스에스엠(SSM)으로 불리는 이 소재는 반사율이 높아 거울처럼 보이지만 위성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우주로 내보내는 특수 물질이다. 가격은 1m²당 1800만 원. 소형 자동차 한 대 값을 훌쩍 넘어선다.





우주실험실 벽에는 어른 허벅지만 한 스펀지를 쐐기 모양으로 잔뜩 붙여놓은 곳이 있다. 대형마트에 가면 몇백 원이면 살 수 있어 보이는 이 스펀지도 사실 8만∼9만 원대다. 폴리에틸렌 섬유 등으로 만드는 이 스펀지는 전파나 음향을 흡수해 전파 간섭이 없는 실험실을 만드는 데 쓰인다. 큰 실험실 벽을 스펀지로 모두 둘러싸면 몇억 원이 들 때도 있다.

우주실험실에선 휴지조차 고급을 쓴다. 먼지가 생기면 안 되기 때문이다. 비싼 것은 2000장에 10만 원을 넘는다. 10만 원 안팎이면 살 수 있는 진공청소기도 100만 원 이상이다. 먼지 배출이 전혀 없는 특수필터가 달린 진공청소기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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