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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은 어떻게 남극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조회 133 2021.01.20 신고


사람들은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패딩 같은 두꺼운 옷을 입고 목도리를 두릅니다. 또 장갑을 끼거나 손난로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보다 훨씬 추운 남극에 사는 펭귄을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남극의 평균기온은 영하 34℃이고, 기상관측 이래 가장 추웠을 때는 영하 89℃까지 기온이 내려갔습니다. 체감온도가 영하 30℃ 이하의 날씨에 맨살이 노출되면 사람은 불과 몇 분 만에 동상이 걸릴 수 있습니다. 도대체 펭귄들은 극한의 남극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일까요?


추위를 이겨내는 ‘원더네트, 나노구조, 기름’ 3종 세트



황제펭귄의 발 ⓒ Public domain(Wikimedia commons)


남극은 육지의 대부분이 눈으로 다져진 얼음으로 덮여있습니다. 그 평균두께는 2,160m로 가장 두꺼운 곳은 4,800m에 이릅니다. 남극을 덮은 얼음이 다 녹는다면 전 세계 해수면의 높이가 60m 이상 높아질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 얼음 위에서 펭귄은 태어날 때부터 맨발로 살아갑니다. 이러한 추위에 노출된 펭귄의 발은 왜 동상에 걸리지 않는 것일까요?


펭귄은 발바닥에 원더네트 (wonder net) 라는 특수한 혈관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보통의 동물들은 심장에서 내려오는 뜨거운 피가 곧바로 발바닥을 데우기 때문에 차가운 얼음 위에서 빼앗기는 열손실이 큽니다.


 
반면, 펭귄의 발바닥 위쪽에는 심장에서 나온 뜨거운 동맥혈과 발바닥에서 올라오는 정맥혈이 서로 열교환을 할 수 있도록 모세혈관이 그물망처럼 얽혀 있습니다. 덕분에 심장에서 나온 뜨거운 피를 식혀 내려가고 발바닥은 동상에 걸리지 않는 온도를 유지하면서 열 손실을 줄입니다. 펭귄의 발바닥은 몸통의 체온보다 낮지만 얼지 않을 만큼 적당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펭귄은 크릴새우와 오징어, 물고기 등을 먹습니다. 식사는 당연히 바닷물에 들어가서 해야 합니다. 놀랍게도 바다에 잠수해 사냥을 마치고 육지로 올라와도 펭귄의 몸은 얼어붙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2015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CLA) 연구진은 젠투펭귄의 깃털을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펭귄의 깃털에는 나노구조의 구멍과 특수한 기름성분이 함께 있어 뛰어난 방수효과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꽃에 떨어진 물방울이 쪼개진 뒤 잎 표면에 달라붙지 않고 다시 한 덩어리로 뭉쳐지듯 나노구조물은 펭귄 깃털에 묻은 물기가 금세 구형의 물방울로 뭉쳐지게 도와줍니다. 둥근 물방울은 몸에서 쉽게 떨어지기 때문에 깃털에 얼음결정이 생기지 않습니다. 또 꼬리와 깃털 아래에는 기름이 분비돼 깃털의 방수기능을 강화시켜줍니다.


체온을 나누는 지혜 ‘허들링’



황제펭귄은 짝짓기를 한 뒤, 암컷은 알을 낳고 쇠약해진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바다로 떠납니다. 남겨진 수컷은 4개월가량 먹지도 못하고 암컷이 돌아올 까지 알을 품고 새끼를 돌봅니다. 이때 초속 20m 이상의 눈보라, 일명 블리저드 blizzard 가 자주 찾아옵니다. 영하 50℃까지 내려가기도 합니다. 

아무리 어른 펭귄이라 할지라도 혼자서 혹한을 이겨낼 수는 없습니다. 눈보라와 칼바람이 불어오면 수컷 펭귄들은 서로의 몸을 최대한 밀착시켜 한 덩어리의 무리를 형성합니다. 가로 1m, 세로 1m의 면적 안에 21마리의 펭귄이 들어설 정도로 촘촘하게 몸을 밀착시킵니다. 바로 허들링 (huddling) 이라는 단체 행동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마치 정체된 고속도로에서 차들이 앞에 공간이 생기면 조금씩 나아가고 또 나아가듯 군집의 대열이 흐트러지면 무리의 바깥쪽에 있는 펭귄은 무리의 안쪽으로, 무리의 안쪽에 있던 펭귄은 무리의 바깥쪽으로 조금씩 자리를 옮깁니다.

펭귄들이 서로 자신만이 무리의 가운데에 있겠다고 고집한다면 가장자리에 있는 펭귄부터 하나 둘씩 얼어 죽을 것입니다. 결국에는 무리의 가운데 있던 펭귄도 친구들의 죽음을 잇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펭귄들은 안에서 밖으로 옮겨가며 서로의 따뜻한 체온을 나눠 극한의 추위를 이겨냅니다.


자녀를 위해 신선한 음식물을 보관하는 수컷 펭귄


 


알을 품은 수컷 펭귄은 좋아하는 새우와 오징어 등을 먹지 못하고 눈과 얼음으로 수분만을 섭취합니다. 알이 부화할 때쯤이면 바다로 나갔던 암컷이 배를 채워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면 새끼를 인수인계하고 수컷이 바다로 나가 굶주린 배를 채웁니다. 


그런데 만약 새끼가 알을 깨고 나왔는데 암컷이 표범해표, 코끼리해표에게 잡아 먹혀 돌아오지 못했다면, 남겨진 수컷과 자식은 굶어야 할까요?


2000년 12월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된 프랑스 연구팀의 관찰에 따르면, “암컷이 돌아오기 전 수컷 펭귄은 자신의 위에 음식물을 소화하지 않은 상태로 저장해 뒀다가 태어난 새끼에게 먹인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2~3주 동안 위 속에 음식물을 저장할 수 있는 것은 항상 일정한 양의 식량을 구하지 못할 수 있는 바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위 속에 3주 동안이나 음식물을 저장할 수 있었던 것은 플랑크톤을 먹은 물고기를, 펭귄이 다시 잡아먹으면 플랑크톤에서 항박테리아 물질인 아크릴산이 분비돼 펭귄의 위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펭귄의 위는 신선하게 음식물을 보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이 먹은 것을 고이 간직해 아기에게 다시 내어주는 눈물겨운 펭귄의 부성애를 느끼게 해주는 연구결과였습니다.





<참고문헌>
· Aaron Waters, Francois Blanchette, Arnold D. Kim, 2012, Modeling Huddling Penguins, PLOS ONE, 7(11), pp.1-8.
· Elaheh Alizadeh-Birjandi, 2015, Ice Formation Delay on Penguin Feathers, the DFD15 Meeting of The American Physical Society(abstract submitted)
· McCafferty, D. J., et al, 2013, Emperor penguin body surfaces cool below air temperature, The Royal Society, 9(3), pp.1-4.
· Michel Gauthier-Clerc, Yvon Le Maho, Yannick Clerquin, Samuel Drault, Yves Handrich, 2000, Penguin fathers preserve food for their chicks, Nature, 408, pp928-929.
· Radok, U., 1985, The Antarctic Ice. Scientific American, 253, p.82-89.
· https://www.birdwatchingdaily.com/news/science/eldon-greij-explains-clever-way-birds-keep-legs-feet-w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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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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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의 생존력과 그런 악영향하에서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적응하는 모습은 정말 대단하네요. 새끼들을 위해서 소화를 시키지 않은 상태에서의 음식물을 보관을 할 수 있다니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거 같습니다. 자식을 새끼를 사랑하는 마음과 행동은 어느 생물이나 놀랍네요.

202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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