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스팟(Sweet Spot)은 스포츠 분야에서 나온 용어로 야구 배트나 테니스 라켓 등이 공을 맞힐 때 특별한 힘을 가하지 않고도 가장 멀리 가장 빠르게 날아가게 만드는 부분, 즉 공을 맞히는 최적지점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그러나 최근 들어 마케팅에서는 소비자가 기업에 대한 친밀감이 극대화되는 순간인 소비자 심리 타점을 일컫기도 하고 건축에서는 콘서트홀과 같은 곳에서 가장 소리가 잘 들리는 자리를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스포츠, 마케팅, 건축에서 다양하게 쓰이는 스위트 스팟은 단순히 적절한 위치라는 의미만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이번 북경 올림픽에서 이승엽 선수가 친 홈런들을 생각해 보라! 체구가 큰 서양의 야구선수들과 달리 이승엽 선수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스윙으로 손쉽게 홈런을 만들어내어 우리 한국 팀에게 승리를 안겨 주었다. 바로 이승엽 선수의 배트가 투수가 던지는 공을 작용과 반작용이 가장 잘 일어날 수 있는 위치에 맞게끔 궤적을 그리며 회전하기 때문이다.
건축음향설계에서도 이승엽 선수의 배트에 맞는 공처럼 소리가 가장 잘 반사되는 위치들이 있다. 음향설계에 있어서 어쩌면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음원에서 전해지는 직접음을 듣는 것일 수 있지만 실내공간이 되면 이는 도저히 바랄 수 없는 이상이다. 과거 그리스의 극장들이 다 외부라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기둥 하나만 세워도 벌써 멋진 가수의 목소리를 감아 왜곡을 시키는데 벽이랑 천장까지 생기면 진정한 라이브의 묘미는 물 건너갔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건축음향설계를 할 때 벽이나 천장에 반사음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객석 전체에 충분한 음압을 고르게 분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 2>는 한스 샤로운(hans scharoun)이 설계한 베를린 필하모니 음악당이다. 자유로운 지붕의 형태는 음악당에서 작용하는 소리의 궤적을 따라 모든 객석이 최적의 스위트 스팟이 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승엽 선수는 멋진 홈런 한 방을 만들 수 있는 스위트 스팟을 찾기 위해 하루에 천 번의 스윙을 연습한다고 했다.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최적의 음향을 위해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하는 건축가의 일 또한 그에 못지않을 것이다.
글 : 이재인 박사(어린이건축교실 운영위원)
출처 : KISTI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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