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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발견된 거대한 운석 충돌구
조회 100 2021.01.18 신고







경남 합천군 초계면과 적중면에는 약 7km 직경의 수수께끼의 분지가 있다. 여기서 분지란 주변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 안은 평평한 지역을 뜻한다. 분지는 보통 지각의 구조 운동이나 침식을 통해 생성되나 아주 극적인 원인으로도 형성될 수 있다. 바로 운석 충돌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적중-초계 분지는 운석 충돌로 생긴 것임을 확인했다. 이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발견된 운석 충돌구다.

 



지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운석 충돌 사건이 무수히 있었다. 특히 거대한 소행성이나 혜성이 충돌해 그 여파로 기후가 바뀌고 동식물이 대량 멸종하기도 했다. 그 흔적이 땅에 남은 운석 충돌구 또는 크레이터다.



 

세계의 유명한 크레이터로는 미국 애리조나에 있는 베린저 크레이터가 있다. 베린저 크레이터는 지름이 약 50m 되는 운석이 최대 초속 20km의 속도로 충돌해 만든 지름 1.2km, 깊이 170m의 크레이터다. 이 크레이터에 있던 운석으로 지구의 나이를 계산해내기도 했다.

 





■ 한반도에서 운석 충돌구를 찾다



 

적중-초계 분지는 베린저 크레이터보다 5배나 큰 크레이터다. 그동안 운석 충돌로 발생했을 것이라 추정은 했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팀은 2020년 1월부터 분지 한가운데를 142m 깊이로 시추한 뒤 암석 기둥을 채취해 이를 분석했다.







사진 1. 적중-초계분지의 지형도. 별표는 암석 기둥 채취 장소. (출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운석이 충돌할 때는 강한 충격파가 일어나 지하에 거대한 웅덩이가 생기며 기존 암석과 광물 속에 충격으로 인한 변성 흔적이 남는다. 이런 흔적을 통해 과거에 운석 충돌이 일어났는지를 판별할 수 있다.

 



암석 기둥에는 총 세 단위의 퇴적층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연구팀은 여기서 암석과 광물의 변형 증거를 발견했다. 첫 번째는 130m 깊이의 퇴적층인 셰일층에서 충격파가 형성한 원뿔형 암석 구조를 찾은 것이다. 두 번째는 충돌 밑바닥에 해당하는 142m 깊이의 퇴적층에서 석영 광물 입자가 충격파 때문에 녹았다 다시 굳어 생기는 평면변형구조를 찾았다. 이 두 가지 증거는 작중-초계 분지가 크레이터임을 강력히 나타낸다. 원뿔형 암석은 운동 충돌에서 생기며 석영 광물의 변형된 구조도 강한 충격과 함께 2000℃ 이상의 고온 상태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퇴적층에서 발견한 숯을 대상으로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 측정도 시행했다.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 측정은 특정한 시간에 따라 자연적으로 붕괴하는 원소의 조성비를 측정하여 그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연구 결과 적중-초계 분지는 약 5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 시기는 한반도의 중기 구석기 시대로 제천에 있는 점말 동굴 유적, 청원에 있는 두루봉 동굴이 만들어졌을 때다.

 

 





사진 2. 운석충돌의 직접 증거의 하나인 원뿔형 암석 구조. 충돌구 바닥에서 고온 고압을 받아 변형된 모습을 보인다. (출처: 지질자원연구원)

 




 

 


   운석 충돌구는 귀중한 연구 자료



 

크레이터, 또는 운석공은 지구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결정적인 자료가 된다. 우리는 크레이터를 통해 원시 지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있는 지름 180km, 길이 20km에 달하는 거대한 크레이터인 칙술루브 크레이터는 공룡을 포함한 생물종의 75% 가령을 멸종시킨 K-Pg 대멸종의 증거이다. 칙술루브를 덮친 소행성은 대규모의 충격파를 발생시켰고 엄청난 먼지가 대기권 상층부에 머물러 기후 변화를 일으켰다.

 



연구자들은 대멸종이 소행성 충돌임을 알려주는 증거를 여럿 발견했다. 그 하나가 지구에는 그 양이 많지 않지만 운석에는 높은 농도로 포함된 이리듐이라는 물질이 대멸종 시기 퇴적층에서 많이 나온 것이다. 또한 암석이 녹아서 만들어지는 천연 유리인 텍타이트도 강력한 충격 때문에 순간적으로 암석이 녹을 때 생긴다.

 



이렇게 증거가 있어도 소행성 충돌로 인한 대멸종을 확실히 주장하기 어려웠다. 대멸종을 일으킨 엄청난 소행성이 떨어졌다면 그 흔적인 크레이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멕시코의 국영 석유회사인 페멕스가 유카탄 반도 일대에서 석유 탐사 작업을 하다 해저에 절반, 육지에 절반이 걸쳐진 거대한 원, 즉 크레이터임을 발견한 것이다. 이 크레이터 덕분에 소행성 충돌로 인한 대멸종이 확실해질 수 있었다. 참고로 칙술루브 크레이터에서 채취한 지질 샘플에서도 충격으로 발생한 석영 광물이 많이 나왔다.

 



그동안 지질학계의 미스터로 남았던 적중-초계 분지가 한반도 최초의 크레이터로 확인됨에 따라 한반도의 역사 연구도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글: 홍종래 과학칼럼니스트

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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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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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충돌로 인한 충격과 여파는 지구의 역사를 바꾸는 역할을 했을 거 같은데 그런 자료들이 지구뿐아니라 우주를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니 살짝 아이러니 하기는 하네요. 그래도 그런 자료들이 남아서 연구를 통해서 우주의 신비를 하나라도 밝힐 수 있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거 같고 그런 연구를 할 수 있는 부분이 한국에 있다니 큰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20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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