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신라시대 도금기술의 비밀을 밝혀냈다. 윤용현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전시관운영팀장 연구진은 신라시대에 사용하던 전통 도금 기법을 재현했다고 24일 밝혔다.
현대에는 구리나 쇠에 금을 도금하려면 주로 ‘전기 도금’ 방법을 사용한다. 또 금을 고루 표면에 입히기 위해선 질산이나 염산 등으로 금속 표면을 약간 부식시키는 화학 기법을 이용한다. 하지만 전기 도금을 할 수도, 질산이나 염산을 쓸 수도 없었던 고대에 어떻게 도금을 할 수 있었는지는 의문으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3년간 연구 끝에 전기 도금 기법 대신 금과 수은을 섞어 굳히는 ‘아말감 기법’을, 전 처리를 위해선 화학 기법 대신 ‘매실산’을 이용했다는 처음으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경주 월지에서 출토된 신라시대 금도금 유물 ‘금동삼존판불’을 전통방식으로 재현하는 과정에서 이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먼저 도금되지 않은 상태의 청동 금동삼존판불을 수십 개 만든 다음, 다양한 방법으로 도금 실험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고대 문헌을 통해 ‘매실’을 도금에 사용했단 내용을 보고 연구에 적용했다. 그 결과 매실산이 현대의 질산, 염산을 대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금박보다는 금가루를 수은에 녹여 사용했을 때 금동삼존판불의 모습과 가장 유사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과학관 측은 “합금, 도금기술은 그 시절 첨단 소재의 탄생과도 같은 것으로 금속 기술발전의 바탕이 됐다”며 “과학관도 당시의 소재와 기술을 국민께 보여 줄 수 있는 전시기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수빈 기자 sbshin@donga.com
댓글 1개
도금 기술에 매실즙에 사용되었다니 정말 놀랍고 선조들의 앞섬에 다시 한번 고개가 숙여집니다.